제40호(8-9월) | 군사학도와 초급간부를 위한 군사교리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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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조영주(충남대학교 교수) 작성일19-09-06 15:06 조회2,617회 댓글0건본문
(출처 - 조선일보)
군사학도와 초급간부를 위한 군사교리 이해
조 영 주
충남대학교 교수
Ⅰ. 서 론
나는 지난 5월 30일 해군사관후보생(OCS) 126기 292명의 해군•해병대 소위 임관식에 참가하였다. 사랑하는 제자들과 후배들이 조국 해양수호의 간성으로서 힘차게 첫 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늠름하고 멋진 초임소위들을 바라보며 나는 후학을 양성하는 입장에서 내가 지금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리 후배들이 걸어갈 군인의 길은 참으로 신성하고 명예롭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멋있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었다.
이 세상에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헌법 제5조 2항에 군인의 길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삶은 우리의 선배들이 6.25 전쟁을 비롯한 역사의 현장에서 눈물겹도록 고결한 본을 보여 주었다. 나도 부족하지만 부하 3명이 부상을 당하는 아덴만 여명작전의 실전경험을 통해 이를 생생히 체험하였다. 실제상황에서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헌신하는 참 군인의 삶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 후배들은 평소부터 헌법에 신성하다고 명시될 정도로 명예롭고 고귀한 군인의 삶의 가치를 가슴깊이 새기고 충무공 이순신제독의 후예로서 부끄럼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늘 자신을 채찍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은 나의 초급장교 시절을 회고해 볼 때 당시 업무수행 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지 종종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원인은 규범과 군사교리에 대한 나의 이해부족에 기인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 후배들은 초급장교 시절부터 나의 전철을 밟지 않고 직무수행을 보다 자신 있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규범과 군사교리에 대해 심도 깊은 이해와 관련지식의 축적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 후배들은 군인으로서 직무를 수행해 나갈 때 규범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첫 근무에 임할 때부터 초급간부들은 내가 어떤 규범을 근거로 현재 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그 세부내용은 무엇인지를 본인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정확히 이해한 후 관련 업무를 권위 있게 수행하는 자세를 몸에 익혀야 훌륭한 장교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여기서 규범이라 함은 헌법으로부터 군사에 관한 법, 훈령, 규정과 예규, 그리고 각종 지시사항을 의미한다. 특별히 이러한 규범은 나의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준수해야 하는 것으로 이를 준행하지 않았을 시에는 반드시 그에 대한 강제적 처벌이 따른다는 사실 또한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초급간부들은 군인의 본질적 가치인 싸워서 이기기 위한 군사력운용과 군사행동의 지침을 제공하는 군사교리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 해군 전투력의 근간인 함정을 비롯한 모든 전투부대는 유사시 전승을 보장할 수 있도록 각종 작전과 교육훈련을 통해 최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해 나간다. 이러한 전비태세 유지를 위한 군사력 운용과 군사행동의 근간이 되는 것이 군사교리이다. 따라서 초급간부들이 전투부대에 근무하며 작전을 수행 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군사교리가 전적으로 안내해 준다. 마치 수험생들에게 교과서가 수능시험을 위한 기초지식과 열쇠를 제공하듯이 초급장교를 비롯한 모든 전투원에게 군사교리는 실무에서 작전을 수행 하는 데 반드시 이해하고 숙지해야 할 지침서이다. 그러나 군사교리는 규범과는 달리 현장에서 적용 시 무조건 따라야 할 강제성은 없으나, 현장 지휘관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창조적 적용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이번 논고에서는 군사학도와 초급간부들이 유능한 군사전문가와 전투원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필수적인 군사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II. 군사교리의 개념과 실무에서의 중요성
군사교리란 무엇인가? 먼저 미 국방성에 따르면 “교리(Doctrine)란 군대와 그 구성원들이 국가목표를 지원하도록 그들의 행동을 안내하는 기본원칙(Fundamental Principles)이다. 이러한 교리는 권위를 지니나 적용 시에는 판단을 요구 한다.” 그리고 “합동교리(Joint Doctrine)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조된 행동이 이루어지도록 미국의 군대운용을 안내하는 기본원칙으로 용어, 전술, 전기, 절차를 포함할 수 있다.” 또한 “다국적 교리(Multinational Doctrine)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조된 행동이 이루어지도록 두 개국 또는 두 개국 이상 군대의 행동을 안내하는 기본원칙이다”고 정의한다.
한편 영국의 국방성과 NATO는 “군사교리란 목표(Objectives)를 지원하도록 군대와 그 구성원들의 행동을 안내하는 기본원칙으로서 권위를 지니나 적용 시에는 판단을 요구 한다”고 정의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군사교리란 군사력으로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승인된 군사행동의 기본원칙과 지침으로서 권위는 있으나 적용 시에는 판단이 요구된다. 군사교리에는 합동교리와 각 군교리가 있다”고 정의한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군사교리란 군대가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협조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군사력 운용과 군사행동을 안내해 주는 기본원칙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러한 군사교리는 군사력 운용과 실제사용에 있어 전략•작전•전술적 수준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는 군사교리체계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전략적 수준에는 기본교리가 위치하고 있고, 작전수준에는 기준교리, 전술적 수준에서 각종 운용교리와 기타 참고 및 기술교리 등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주지할 점은 전략적 수준에서 군사교리는 군의 존재가치와 본질적인 필요성, 그리고 포괄적인 작전운용 개념과 수단을 설명하기에 변동이 없거나 변화가 매우 느린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하부인 전술적 수준에서 군사교리는 군사 장비, 위협, 그리고 작전환경 변화에 따라 그 변화가 유동적이고 매우 빠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군사교리가 변하지 않는 관행으로 자리 잡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군사교리는 안보환경의 변화, 자원의 가용성, 기술의 발전, 그리고 작전수행 경험과 도출된 교훈 등을 반영하는 검토과정과 함께 한정된 기간 동안만 유효성을 지닌다. 따라서 군사교리는 새로운 군사기술, 각종 군사력 운용경험과 교훈도출, 그리고 작전분석을 토대로 실제 작전현장에 부합하도록 지속적인 검토와 보완 및 발전이 요구되는 것이다. 더불어 서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군사교리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성공적인 군사행동 지침으로서 권위는 유지되어야 하나 맹목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현장 상황에 부합되도록 현장지휘관의 건전한 판단과 융통성이 제약을 받지 않고 창의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군사교리는 군사사상과 군사이론과 연관되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군사사상은 전쟁을 비롯한 제반 군사에 관한 개념적 지식체계로서 군사교리의 원천이 된다. 군사이론은 군사사상을 논리적으로 규명하여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군사에 관한 논리적 지식체계로서 용병과 양병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한다. 군사교리는 군사사상과 군사이론을 해당 국가의 특정상황과 여건에 부합하도록 구체화하여 실질적인 군사행동의 지침으로 공식화한 실천적 차원의 행동체계로서 이론과 실제를 연계시키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수행한다. 영국 국방성은 이러한 군사교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①지적으로 가장 엄격해야하고, ②명쾌하게 기술해야 하며, ③작전경험을 통해 입증되고 도출된 교훈에 기초해야 하며, ④현장 적용에 유의미하여야 하며, ⑤정부의 공식견해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군사교리는 해당 국가의 군사조직에 공통의 철학과 언어와 목적과 노력의 통일을 제공함으로써 전승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군사교리의 개념과 중요성을 나의 실무경험을 통해 후학들을 위해 잠깐 부언설명 하도록 하겠다. 나는 1990년 우리 해군 최초의 림팩(RIMPAC) 연합훈련에 작전장교로 참가하였다. 당시 세계 선진국 해군들과 함께 실시하는 연합훈련에 최초로 참가하는 역사적인 순간이기에 철저한 준비로 훈련에 참가하였지만 현장에 도착한 이후 우리 해군은 림팩 연합훈련에서 사용되는 일부 연합 전술교범을 보유하고 있지 못함을 식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훈련초기 참가국 해군들과 공동의 보조를 맞춰 작전행동을 취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였다. 결국 미 해군 연락장교가 해당 전술교범을 지참하고 우리 함정에 파견됨으로써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이를 통해 나는 작전현장에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조된 군사행동을 안내하는 지침으로서 군사교리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게 되었다. 연합 군사작전을 위한 군사교리는 하와이 인근의 익숙하지 않고 혼돈되며 위험하기까지 한 작전현장에서 우리 작전요원에게 다국적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군사행동 지침서로서 우리의 행동을 명료하게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군문을 떠난 선배로서 지난 군 생활을 회고하며 후학들에게 군사교리와 관련하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무에서 간부들의 작전수행 능력은 군사교리를 얼마나 잘 이해하며 숙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현장 작전상황에 부합하도록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이 충무공께서 임진왜란 당시 무기체계와 지리적 특성을 포함한 작전환경, 군사사상과 군사이론, 그리고 과거 전쟁경험을 토대로 도출된 군사교리를 천재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23전 23승의 신화를 창조한 것이 입증해 주고 있다. 부족하지만 본인도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현장지휘관으로서 우리의 군사교리와 이순신 전법의 교훈을 현장상황에 창의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한 아덴만 여명작전의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따라서 본인은 후학들이 실무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 각종 전술, 전기와 절차를 포함한 군사교리의 중요성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이 충무공과 나폴레옹 같은 군사적 천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군사교리 학습을 자발적이고 기쁜 마음으로 매진할 것을 당부한다. 더 나아가 카멜리온 같이 변화무쌍한 작전상황 속에서 학습한 군사교리를 창의적으로 적용하여 전승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작전수행 역량을 키워나갈 것을 충심으로 강조하는 바이다.
III. 군사교리의 역할과 해군교리에 주는 시사점
후학들에게 군사교리의 역할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군사교리는 군사조직에 영향을 미쳐 조직을 특정한 방향으로 인도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이론적인 원리와 경험적인 통찰을 근거로 구성원들의 행동을 안내하는 실천적 원리체계가 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군사교리는 군대가 권위적으로 채택한 군사에 관한 보편적인 원리를 구성원들이 공유케 함으로써 조직전반에 걸친 사고와 행동의 논거 및 근거를 일치시켜 노력의 통합을 달성하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각 국가가 국가목표 달성을 위해 군사력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와 실제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취할 것인지는 그 나라의 군사교리를 확인함으로써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군사교리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군사력을 적용함에 있어 정책과 전략이 목표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즉 군사교리는 당면한 안보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제적인 행동방안인 군사정책과 전략과의 관계에 있어 행위에 앞서 사고의 방법 및 과정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킴으로써 정책과 전략의 그 효과성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때 정책은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서술하여 군대의 방향을 제시하는 원천이 된다.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군사교리는 전략과 연계하여 현재의 지침을 제공하며, 미래의 지침은 비전을 좀 더 구체화한 개념(Concept)이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군사교리는 군사전략(작전)목표 달성을 위한 군사력 운용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정책과 전략 개념 간의 교량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군사교리는 각종 교육훈련을 위한 최선의 실천적 원리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군사교리는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한 협조된 군사행동의 지침이라는 점에서 구성원들이 노력을 통합하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계획을 수립하며, 작전 관련 의사결정 시 동일한 시각을 견지하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모든 군사훈련 및 연습은 군사교리에 기초하여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군사교육 과정에서도 교육내용이 군사교리와 연계성을 유지함으로써 교육생들에게 군 생활 전반에 걸쳐 교리에 기반을 둔 군사행동과 사고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도록 교육체계와 교육과목을 지속적으로 검토 및 수정 보완해 나가야 한다.
군사력 개발에 있어서도 전략적 수준에서의 군사력 소요판단은 장기적인 국가안보 및 군사전략개념을 기초로 이루어지지만 군사교리는 작전적 수준에서의 소요판단의 근거 역할을 수행한다. 왜냐하면 작전적 수준에서 군사력 소요판단이 작전수행의 보편적인 원리인 교리적 개념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그 교리를 근간으로 구성된 모든 실제 작전개념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구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군사교리는 군사력 운용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수행한다. 군사교리는 군 구조, 전략, 작전술, 전술, 훈련 및 절차 등 모든 군사력 운용의 시발점이자 기초가 된다. 또한 군사력 운용과 발전에 관한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지침을 제공하며, 새로운 작전개념과 기술발전 등을 시험, 평가, 운용하기 위한 기준과 심사수단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군사교리는 군사력 운용과 구체적 행동의 방향만 제시하는 나침반이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군사교리는 수능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이지 구체적 해법이 아니므로 작전현장에서 다양한 군사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군사교리라는 공식을 이용한 간부와 지휘관들의 창의력과 판단력과 융통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여 군사교리의 역할을 요약하여 보면 군사교리는 작전에 대한 일치된 이해와 접근법에 관한 틀을 제공하고 전투의 변하지 않는 본질과 전투의 변하는 특성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지침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작전적 수준에서의 군사력을 개발하는 소요판단의 근거로서 역할을 수행하며, 군 간부들을 경력에 맞게 교육하는 수단이자 군사훈련을 수행하는 기반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나 군사교리는 작전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지 맹종하여 따르는 전승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위와 같은 군사교리의 개념과 역할을 토대로 할 때 해군교리는 국가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해양으로부터 군사력을 사용하는 실행과 절차의 기본원칙으로서 해양에서의 세부 군사행동에 관한 지침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해양교리는 현존하는 해군력을 토대로 최대한의 국익을 달성하도록 국가정책을 지원해야 하며, 해군 구성원과 합동 및 연합 작전부대 구성원들에게 해군력 사용의 실용성에 관한 명확한 설명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해군교리는 해군력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관계자에게 제공하여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수행과정에서 평시 위기관리와 전시에 해군력 적용의 유용성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킴과 동시에 해군 구성원들에게는 직업적으로 높은 자부심과 경력 전반에 걸쳐 필요한 심도 깊은 지식적 기반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더불어 해군교리는 모든 교육훈련과 전술집행의 근간이 되며, 특별히 태생적으로 연안과 지상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군사력의 운용이라는 점에서 합동의 속성을 지닌다. 이에 따라 해군교리는 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해양환경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본질을 잘 설명하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해군전력들이 운용되는지에 대한 폭넓고 심도 깊은 이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를 기초로 특별히 해군기본교리(NDP-1)는 국가안보 및 번영에 해군력이 미친 공헌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해군의 존재가치, 즉 국가목표 달성을 위한 해군의 목적으로서 해군의 역할과 역할을 완수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부여된 임무, 그리고 임무달성을 지원하는 수단으로서 작전개념과 보유 전력에 대해 설명해 주어야 한다. 좀 더 쉽게 부언설명하면 해군기본교리는 대한민국에게 해군이 왜 필요하고(목적으로서 역할), 무엇을 하며(임무) 어떻게 국가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인지(수단으로서 작전개념과 보유전력)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군기본교리는 해군 구성원들에게는 해군의 존재가치와 역할,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방법, 그리고 임무완수를 위해 준비된 전력들을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이해시킴으로써 해군의 구성원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지니고 부여된 임무를 적극적인 자세와 해군전체의 노력을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안내하는 지침서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타군 및 국회, 학회, 미디어 등 국가 정책결정 영향력 행사 관계자들에게 국가이익 추구에 있어 해군력 운용의 유용성과 해군력이 기여한 공헌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해군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동맹과 연합국가들에게는 우리 군의 군사기풍과 전략적, 군사적 현안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잠재적 적극들에게는 효율적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우리의 군사적 준비태세를 과시함으로써 잠재적 도발을 억제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해군기본교리(NDP-1)를 개인적인 사견으로 평가해보면 대한민국 해군의 존재가치로서 목적, 즉 국가안보와 국가이익 추구에 있어서 해군의 중요성인 역할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반도 작전환경 특성과 여건에 부합한 우리 해군이 수행해야 하는 명쾌한 임무식별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작전수행방법과 이를 근거로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획득해 나갈 전력보유에 대한 통일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해군전력 발전과 관련하여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 보유를 놓고 불필요한 논쟁과 노력의 통합을 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먼저는 새로운 해군기본교리는 해군 구성원들이 읽고 해군 가족으로서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해군의 역할과 임무수행에 대한 깊이 있고 체계적인 지식을 토대로 뜨거운 가슴과 열정으로 부여된 직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사명감과 자긍심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임무달성을 위한 수준 높은 군사작전 방법과 전력발전 방향을 제시하여 군사정책 결정자에게 올바른 이해를 제고함과 동시에 잠재적 적국에게는 우리나라의 국익추구를 저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제의 기제로서 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보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IV. 결언
군사학도들이 소정의 준비과정을 거쳐 초급간부로서 실무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크게 두 가지 토대위에서 업무와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그것은 규범과 군사교리이다. 먼저 초급간부들은 훌륭한 군인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하는 규범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직무에 임할 시에는 반드시 무슨 규범을 근거로 내가 이 업무를 수행하는 지에 대해 관계규범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세부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확신을 토대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한다. 이와 함께 작전수행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본 지침을 제공해 주는 군사교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 특별히 군사교리는 수험생들이 입시를 준비할 때 각 과목별 핵심내용과 각종 공식들이 집약된 교과서를 참고하듯이 전투를 수행하는 군인들에게 교과서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별히 군인은 전투에서 승리할 때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부대원 총원의 통일된 사고와 노력의 통합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전투승리의 요체에 군사교리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군사교리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는 물론 더 나아가 이를 현장상황에 부합하도록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때 큰 작전성과를 거둘 수 있고, 유능한 군사전문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장차 군인의 길을 준비하는 군사학도와 이제 영광스러운 군인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초급간부에게 후학을 양성하는 선배로서 군사교리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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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Ministry of Defence, Developing Joint Doctrine Handbook, Fourth edition (Swindon: The Development, Concepts and Doctrine Centre,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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