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7호(2-3월) |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외교안보전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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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재필 작성일21-12-02 15:36 조회1,080회 댓글0건본문
국제정치학자 구영록 교수는 국가이익을 (1) 사활적(survival) 이익, (2) 핵심적(vital) 이익, (3) 중요(important) 이익, (4) 지엽적(peripheral) 이익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사활적 이익은 양보와 타협불가, 핵심적 이익은 머지않아 사활적 이익을 위태롭게 하는 것, 중요 이익은 장기적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국익, 지엽적 이익은 국가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 미약으로 규정하였다.1) 구영록 교수가 제시한 네 가지 이익을 표로 정리하면 아래 <표 1>와 같다.
〈표 1〉 국가이익 분류표2)
1.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사활적(survival) 이익 과제
첫째, 자국이 지향하는 정치, 경제적 질서와 가치 해당지역 및 세계로 확대로서, 한국의 헌법이 추구하는 민주공화제,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인권 평화애호 등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국제질서 구축과 비전통적 위협 공조 대응 체제 구축과 관련된 과제이다. 특히 비전통적 위협 대응은 인도-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생명선이라 할 수 있는 남중국해 및 말라카 해협에 출몰하는 해적에 의한 위협 등에 대한 공동의 대처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둘째, 자국 또는 우방, 동맹국에 유리한 국제질서 유지, 강화로서, 한미-미일동맹 3각 체제 협력강화와 한중, 한러 우호 관계 증진, 한미동맹국인 미국 우방 및 동맹국 협력 강화, 국제기구 영향력 강화와 관련된 과제이다. 이 과제는 앞서 고찰한 핵심적 이익 두 번째 요인인 “주변국가 및 강대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과 세 번째 요인인 “유사시 직접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우방, 동맹 국가 최대한 확보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3각 동맹체제로 맺어진 한미-미일 동맹 체제 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 그리고 한국의 혈맹인 미국의 우방과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국제적, 지역적 분쟁 안정으로서, UN 평화유지군 활동 한국군 입장 강화와 관련된 과제이다. UN은 분쟁 지역에 민간인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엔 가맹국이 파견한 군인들을 한데 모아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국제 분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최초의 사례는 6.25 전쟁에 참여한 UN군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1990년 소말리아에 상록수부대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국제적, 지역적 분쟁 안정화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한국의 UN 평화유지군 참여는 한국의 중요 이익과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생산 및 국제무역, 투자유치 극대화를 통해 국부 증진으로서,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FTA) 확대와 자유 무역 증진 등과 관련된 과제이다. 한국과 미국이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 있어서의 관세 철폐 등에 관해 맺은 FTA는 2012년 3월 15일 0시를 기준으로 발효된 바 있으며, 이 한미 FTA는 2018년 9월 개정되어 양국 국회의 비준을 얻은 뒤 2019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반면 한중 FTA는 최초 2015년 6월 서명되어 11월 양국 국회의 비준을 얻은 뒤 2015년 12월 20일부터 발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은 한국과 FTA를 체결하여 무역의 증진과 투자확대를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으며, 무역 규모 및 투자규모에 있어서 가장 비중이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외교안보전략 방향 설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다. 한국은 그동안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미중 패권경쟁에 대처해 왔는데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 한국은 더 이상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와 관련된 이익으로서,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노동환경, 임금, 과학 기술 수준 등과 관련된 과제이다. 이 과제는 앞서 고찰한 중요 이익 네 번째 요인인 “생산 및 국제무역, 투자유치 극대화를 통해 국부 증진”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한국과 경제면에서 협력 동반자이자 세계 시장에서 경쟁적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미중 패권경쟁은 한국의 중요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3.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지엽적(peripheral) 이익 과제
지엽적 이익은 국가의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약한 국익으로서 사활적 이익, 핵심적 이익, 중요 이익에 비해 비중히 현저히 낮은 국가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 국가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여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사활적, 핵심적, 중요 이익과 관련된 세부 사항에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된다. 국가 이익을 분류한 〈표 1〉 에 따르면 지엽적 이익에 해당되는 분야는 모두 세 가지이며 관련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국의 역사, 문화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대외 보급으로서, 한국에 대한 왜곡된 역사, 문화 인식 개선과 관련된 과제이다. 한국의 관광산업을 비롯한 교육,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산업 등이 해당된다. 앞서 사활적, 핵심적, 중요 이익으로 나누어 미중 패권경쟁이 한국의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바 있듯이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 문화 등 전반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한국의 입장과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평소 한국의 역사 문화, 정서, 국민 인식 등에 대한 정보의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
둘째, 타국 내부에 자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과 여론 확산으로서, 앞서 고찰한 지엽적 이익 첫 번째 요인인 “자국의 역사, 문화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대외 보급”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과제이다. 미중 패권경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주변국은 미국, 중국, 일본 등이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오랜 역사 가운데 한국의 흥망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이들 국가 상호간에 우호적인 인식과 여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 심화과정에서 반한 및 혐한 정서가 확산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반한 및 혐한 정서는 국가 이익 중 가장 미약한 지엽적 이익이지만 궁극적으로 중요 이익과 핵심적 및 사활적 이익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민의 자긍심과 애국심 고양과 관련된 이익으로서, 강소국 한국의 위상 인식 제고와 상호 존중의 한미동맹 인식 제고, 국가 유공자 예우 수준 향상, 강대국 무례 외교 당당한 대처와 관련된 과제이다. 한국 스스로 소국으로 여겨 나아갈 방향을 체념하거나 미국과 중국의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압박에 대한 한국 국민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 마음가짐이 해당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 국민의 자긍심과 애국심은 비록 지엽적 이익이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중요 이익 및 핵심적 이익, 사활적 이익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참고 문헌>
1) 구영록, “대외정치의 핵심개념으로서의 국가이익,” 『한국과 국제정치』 제10집 1호, 1994: 길병옥, 박재필, 조차현,『국가안보론,-개념,이론과 적용-』 (대전: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2015),pp,56-57.
2) 구영록(1994), 전게논문.
3)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이후 중국군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이 많아지고 있는데 언론에 보도된 주요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Jtbc 뉴스(2.17.1.10), “중국 군용기 10여대, 방공구역 침범…사드배치 겨냥?,https://news.jtbc.joins.com/article (검색일 : 2020.12.20), 연합뉴스(2019.7.23), “중ㆍ러 군용기 침범… 여 “신중한 접근” 야 “안보에 구멍”, https://www.yna.co.kr/view (검색일 : 2020.12.20.), 연합뉴스(2020.12.22.), “중ㆍ러 군용기, 무더기로 카디즈 진입…군 “연합훈련으로 평가”(종합), https://n.news.naver.com/article
(검색일 : 2020.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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